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영화내용을 글로 알고싶지 않으신분은 읽지 않는걸 추천합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당시엔 꽤 재미있거나 감동적으로 본 작품들도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고 잘 기억이 나지 않게된다.
그래서 그걸 기록 하고자 영화감상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내 글을 많은 사람이 보진 않겠지만 사실 내가 무슨 평론가도 아니고
어휘력도 문장력도 부족한데 이런걸 공공장소(?)에 남기는게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시작했다.
이렇게 남들이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글로 남기는것 자체로 의미가있고,
쓰다보면 작품을 감상하는 내 눈과 글을쓰는 내 능력이 조금은 더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있다.
작년말에 개봉했고,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 가서 봤던 영화다.
처음 감상문 같은걸 쓰려니 무슨말을 해야할지 몰라서 짧은 문장으로 생각나는 것들을 정리해본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 재밌게봤다. 인생을 살며 봤던 재밌었던 영화를 꼽으라고 하면 아마 10손가락을 다 쓰기전에 꼽힐 영화로 기억될것 같다.
- 그럼 재미의 요소를 생각해보자. 일단 과거 영화에 대한 추억(?)이 큰 부분을 차지할거라 생각한다. 나는 마블 시리즈 팬이고 소니의 첫 스파이더맨 3부작부터 한편도 빼놓지 않고 봤다.
- 데어데블, 맷 머독이 출연한것도 좋았다.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등장한것도 좋았지만, 그가 변호사라는점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게 될거라는점에서 기대감을 높였다. 그가 등장하는 장면 자체도 좋았는데, '좋은 변호사를 써야하는 이유' 라면서 날아오는 벽돌을 잡아냈고 그게 스파이더맨이 벽돌을 눈치채고 잡으려고 손을 뻗는것보다 빨랐다는걸 알려주는 연출도 좋았다.
- 첫 도입부는 사실좀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닥터스트레인지가 어린애(?)의 말 몇마디에 계속 주문을 바꿔대는 바람에 멀티버스가 붕괴되었다는 식의 설정으로 보였는데, 피터 파커의 캐릭터라고는 하지만 닥터 스트레인지가 그걸 일일이 다 들어주려고 하다가 실패했다 라는 설정은 개연성이 떨어져보인다. (대마법사가 멀티버스의 붕괴를 가져올정도의 위험한 마법을 사용하면서 즉흥적으로 주문을 외웠다? 주문을 외우는 중에 요구사항이 바꼈는데 그걸 그대로 들어주다 문제가 발생했다? 뭔가 좀 앞뒤가 맞지 않아보인다.)
- 그치만 그린고블린과 닥터옥토퍼스가 등장하는 장면은 그냥 그자체로 좋았는데 추억속 캐릭터의 등장만으로도 재밌다고 느끼는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 메이숙모가 죽었다. 이부분은 좀 충격적이었지만 '큰 힘엔 책임이 따른다'라는 스파이더맨의 명대사가 예상하지 못한곳에서 나왔고 멀티버스 각각의 스파이더맨들은 서로 다 달라보이지만 결국 같은 흐름을 겪게된다는.. 뭔가 짜임새 있어보이는듯한 느낌을 주었고, 마블이 잘하는, 특유의 '우린 처음부터 다 계획했어' 라는느낌을 주며 가상의 세계관에 몰입하기에 좋은 소재들을 곳곳에 배치한다는 생각을 했다.
- 반면에 전개부분에선 좀 지루한감이 있었다. 각 세계의 악당들을 한자리에 모았는데, 스파이더맨은 닥터스트레인지가 제시한 명확한 문제해결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무시한채 그들의 교화(?)에 앞장선다. 뭐 결론을 위한 장치였다고 하면 어쩔수없는 부분이겠지만 블록버스터 오락영화에서 '지루했다'는 점은 큰 감점요소라 생각한다. 빌런들이 능력을 잃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데 순순히 협조한다는 점에서도 좀 의아하다. 나중에 결국 문제가 생기긴 하지만..
- 전투씬은 스토리를 살리기위해 액션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본적이있는데, 나는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추락하는 MJ를 앤드류 가필드가 구해내고, 토비 맥과이어는 그린고블린을 죽이려는 톰홀랜드를 말린다. 각각 본인이 주연이었던 영화에서의 트라우마이고 그 상처를 이 영화를 통해서 치료했다(?)는 점에서 스토리가 매우좋았다. 난 이부분에서 눈물이 흘렀다.
- 본인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 친구들을 멀리서 지켜보고, 더이상 아이언맨의 지원도 숙모의 집도 없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혼자 작은 방에서 범죄를 막기위해 스파이더맨 가면을 쓴다는 부분이 스파이더맨의 정체성을 잘 보여준다 생각이들었다. 그리고 가난한 대학생 스파이더맨 캐릭터가 다시 부활하며 후속편에 대한 단서를남기고 영화가 끝난다.
- 베놈2 쿠키 -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쿠키 - 베놈 후속편..? 으로 연결되는 암시도 좋았다. 소니와 디즈니의 계약이 잘 된건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며 스토리를 전개할거란 점도 후속편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여주는 부분이었다.
# 결론
VOD가 나오면 한번 더볼만큼 재밌는 영화.